백세시대

사람은 늙어가는 게 아니다. 익어가는 것이다.

easyfly 2022. 9. 1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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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늙는 게 아니고, 익는 거야.

노사연이 말한다.

노래 '바램'에서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익어가는 거'라고

노사연 '바램'

노사연 '바램' 가사는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삶의 고단함을 '자기 연민'에 치우친 감이 느껴져서다.

그런데...

그중 일부인 '삶이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익어가는 거'라는 대목에 필이 꽂혔다.

노래 '바램' 가사

노래 바램 클립

나락이 여물면서 익어가는 모습이 생각난다. 싱싱한 녹색이 빛을 잃으면서 점차 갈변할 때 나타나는 흩어진 녹색. 점점 갈변이 심해지면서 벼 모가지는 깊이를 더하고 고개를 숙인다. 그때 풍기는 '나락 익는 냄새'가 우리 냄새다.

벼가 익듯이 사람도 익는다

벼가 익어가듯이 사람도 익어 간다. 고개를 숙일 줄 알면. 머리에 든 것이 없으니 고개가 뻣뻣해져 숙이질 못한다. 그런 사람은 익을 수가 없다. 그냥 쭉정이로 갈변될 뿐. 벼가 익으면서 풍기는 향은 보통 사람은 느끼지 못한다. 논 물꼬 정리를 하는데 삽에 흙이 묻지 않을 정도의 농사 이력을 가진 할아버지 DNA 소유자라 느끼는 냄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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