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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

1968년 화산마을

by easyfly 2021.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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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정리하다.
증조할아버지가 돌아가셨던 1968년
출상날 사진이 있다.

증조할아버지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할아버지 형제들

증조할아버지는 머리를 짧게 깍고 다니셨다.
머리 미는 기계(일명 바리깡)를 소지하고 계셨는데 이웃들 머리도 가끔 손질해주시는 멋쟁이셨다.

작은 트랜지스터에 그 라디오 크기만한 배터리를 묶어 항상 곁에 두고 들으셨다.
당시는 라디오도 귀한 물건이었다.

내게 각별한 사랑을 주셨던 증조할아버지.
그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던 것이다.

나는 증조할아버지상을 핑계로 학년말 시험을 기피하기도 했다.
물론 형편없는 결석계로 담임선생님에게 욕을 먹었지만...

사진에는,
모자 쓴 성옥이가 웅크리고 있다.
성옥이는 내 재종 동생으로 나보다 7살이 어리다.
초가지붕들이 영화세트장 처럼 여기저기 배열돼 있다.
나주댁네, 산정할머니집 등을 구별할 수 있다.
큰배미 너머에도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다.
할아버지를 비롯 고모할아버지등이 상주였다.
굵은 굴건을 둘러쓴 상주들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증조할아버지는 그렇게 마을과 이별했다.
나는 당시 고교 1년.
현장을 사진에 담고 싶어 코닥카메라를 빌려 촬영은 했지만, 모두 흔들렸다.
한번도 사진기를 만진 경험이 없었으니 당연한 결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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