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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란이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생전에 우스개 섞어 하신 말씀이다.
기차를 타고 가시다, 삶이 뮐까 생각 중에 "삶은 계란이요"를 들으셨단다.
옛날 기차에는 기차간을 왕래하면서 먹을거리를 파는 사람들이 있었다.
마침 익힌 계란장수가 지나가며 외치는 소리를 들으신 것이다.
우스개 말씀이지만 삶이란 게 계란 같은 것 아닐까...
반듯하게 계란판에 모여 있으면 웬만한 충격도 이겨낼 수 있다.
그러나 낱개로 잘못 다루면 깨지고 만다.
인생이 담긴 계란을 반숙으로 삶는 방법을 소개할까 한다.
물론 삶은 달걀 껍질이 잘 벗겨지게끔.
100도시 물에 계란을 적당량 넣는다.
나는 여섯개에서 여덟개 정도 삶는다.
물의 양은 계란이 잠길 정도 좀 못되게.
6분을 끓인다.
건져내서 찬물에 투입해, 20초 만에 건진다.
이 과정에 과학이 들어 있다.
계란에는 껍질과 내용물을 구분하는 얇은 피막이 있다.
이 피막을 잘 이용하면 껍질 벗기는게 쉬워진다.
삶는 동안 피막과 내용물은 온도가 같이 올라간다.
6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노른자위는 채 익지않고 반숙 상태로 남는다.
꺼내서 찬물에 담그면 바로 피막과 내용물은 식기 시작한다.
20초 후에 꺼내면 피막은 식어 늘어지고, 내용물은 안에 보존된 온도 때문에 다시 온도가 올라간다.
거기서 피막과 내용물이 분리된다.
온도차에 의해.
그렇게 삶은 반숙계란이 된다.
"삶은 반숙계란 이다."
다 익히면 퍽퍽하고, 너무 덜 익으면 비리고...
삶도 비슷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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